지역먹거리체계 구축과 도농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건강한농부'
'건강한농부'는 2013년 금천구 친환경 주말농장 ‘한내텃밭’을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위탁운영을 하고 있을 당시 임의단체로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2014년에 협동조합으로, 2017년에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습니다.
도시농업 초창기, 2년 한시로 운영되었던 ‘한내텃밭’이 사라진 후에도 도시농업을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에 정착시킬 방법을 고민하면서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주말농장을 중심으로 텃밭 활동과 교육사업을 추진하고 <건강한농부>는 학교나 옥상 등 자투리 공간에 텃밭을 조성하고 공유공간을 운영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했습니다.
'건강한농부'는 텃밭 조성 사업 중심에서 먹거리 활동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2017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법인체를 변경하고, 금천구 커뮤니티센터를 위탁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동네커뮤니티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한 이 곳은 넓은 주방이 있는 카페같은 공간이 잔디밭이 깔린 공원에 안에 있어 누구나 한번쯤 이용하고 싶은 공간으로 사랑받는 곳이었습니다.
커뮤니티센터는 ‘도시농업과 먹거리’를 주제로 운영 계획을 세웠고, ‘화들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세대와 함께 요리를 만들고 배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텃밭의 수확물을 이용한 요리와 사찰 요리, 장담그기, 술담그기 등 다양한 먹거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화들장’은 횡성언니네텃밭의 도움으로 3년 동안 매주 화요일 20여개 농가가 200회 넘게 운영되었습니다. 특히 농가의 1차 농산물을 이용하여 자원활동가와 참여농부들의 점심식사 제공을 위해 시작한 점심밥상이 판매로 이어져 장날마다 100여 명이 긴 줄을 서서 밥을 먹는 핫플레이스가 되었습니다.
‘화들장’의 점심밥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9월에는 ‘동네부엌활짝’이라는 공간을 오픈했습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지역 주민에게 판매하고 저녁 시간에는 어린이들이 2천원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어린이식당 튼튼’을 운영함으로써 ‘우리동네커뮤니티센터’는 직거래 장터와 교육·교류의 장으로, ‘동네부엌활짝’은 먹거리 판매와 어린이 식당으로 병행 운영하고자 했던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계획과 달리 커뮤니티센터 운영은 3년으로 활동을 마무리하게 되었고, ‘화들장’은 어떻게든 운영해 보려고 했으나, ‘코로나’가 본격화되면서 대안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동네부엌활짝’ 도 개업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찾아온 코로나로 급격히 어려워졌으나 반찬정기배송과 돌봄급식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지속성을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2023년, 공동모금회 지원으로 다시 ‘어린이식당튼튼’을 운영하고자 ‘동네부엌활짝’을 더 넓은 공간으로 이전했습니다. 1인 가구 청년과 중년, 돌봄 종사자, 다문화 가족 등 여러 계층들을 대상으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먹거리활동가 양성과정을 통해 ‘먹거리교육공동체 맛.들’ 이라는 단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돌봄 사업을 추진하는 복지기관과 먹거리 단체를 규합하여 금천구 ‘먹거리돌봄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협업 사업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먹거리정책토론회를 개최하여 금천구의 먹거리 의제를 발굴하고 정책화하는 데 필요한 부분을 의논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2024년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던 ‘농부의시장’을 농림축산식품부 바로마켓 사업으로 매칭해서 운영하게 되어 주관단체가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건강한농부'가 맡게 되었습니다. 금천구라는 지역에서만 활동하다가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농부의시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참으로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약화되어 있는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활동에 활력을 넣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seoulfarmersmk/
'건강한농부'는 지역사회에 먹거리 체계를 구축하고 도농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도시에서 펼쳐내는 일이 도시농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협을 통해 보다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 김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