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엔 갑(甲)이 살지만 숲엔 정령이 산다안철환(전통농업연구소 대표) 한 동안 귀농하려는 분들께 가급적 들녘보다는 숲으로 귀농하시라 했습니다. 왜냐고 물으면 농반진반으로 했던 말이지요. 인류 역사상 인간들이 꿈꾸던 유토피아는 거의 숲에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요. 들녘의 숲이 아니라 야트막한 동산 속 숲 말이죠. 에덴동산이 그렇고 무릉도원, 샹그리라가 그렇습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수필가로 유명한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Walden, or Life in the Woods)이란 책에서 저자가 그리는 곳도 숲 속이고, 하다못해 웰컴투 동막골이란 영화에서 그리는 이상향 마을도 산 숲속에 있었습니다. 유토피아까지는 아니라도 속세를 떠나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공간들 또한 거의 들녘보다는 숲 속 전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