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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2024년 전국 도시농업활동가 수련회, 함께 오길 잘했습니다.

아메바! 2024. 8. 21. 12:19

 

2024년 전국 도시농업활동가 수련회, 함께 오길 잘했습니다.

글 : 김성수 (사단법인 대구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

* 보내주신 원고의 일부를 살짝 각색하였습니다. (편집자 주)  원본보기

별로 내키지 않았었는데...

[ 2024 전국위원, 임원 워크숍 안내 ]

● 일정: 2024년 8월 16(금)~17(토) 1박2일
● 장소: 충청북도 괴산군 흙살림과 화양계곡
● 대상: 전국위원(임원), 상근 활동가
● 회비: 없음
● 준비물: 세면도구, 텀블러 등(첫날 점심은 제공되지 않음)
● 일정: 
   - 첫째날 16일(금) 괴산 흙살림과 생산 농가 탐방
   - 둘째날 17(금) 화양계곡

 

7월 16일, 위와 같은 공지가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단체톡방에 올라왔다. 8월 15일 이후 이어지는 연휴에 혹시나 가족들과 휴가계획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선뜻 참여에 대해 내키지 않았다.

 

혹시 대구도시농업시민협의회에서 회원 들이 참여할 수 있는지 공지를 받은후 오승건 회원이라도 가시려나 연락을 해보았으나 집안일로 참석이 어렵다고 하신다. 7월 20일 결국 참여한다고 신청을 했고 수련회를 얼마 앞두고 에코농장에서 풀을 관리하는 논캉스를 하다가 김정숙 회원에게 혹시 이런 일정에 참여해보겠냐고 권하자, 가 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대구에서 2명이 참여하게 되었다.

 

유기농업운동을 이끄는 흙살림 33년

흙살림 이태근 회장님의 특강

 

첫 모임장소인 흙살림농장으로 출발해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인근에서 식사를 하고, 기다리자 전국의 활동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먼저 흙살림 이태근 회장님으로 부터 그동안 고민했던 자원순환, 특히 음식물쓰레기 순환의 실험과 시도들, 그리고 33년간 유기농운동을 해온 흙살림의 역사이야기에 놀랐다. 특강 이후 농장을 둘러보았다. 토종연구를 위해 키워지는 다양한 토종콩, 토종벼들 최근 관심이 많다는 다양한 수국들과 연꽃 등 볼거리와 이야기거리가 많은 농장인데, 더위에 오래 견학을 못한것이 아쉬웠다. 흙살림 퇴비공장으로 이동해 그동안 많이 사용했던 균배양체 등 다양한 유기자재의 제조과정도 살펴보면서 미생물과 유기농의 역사를 보는 듯했다. 특히 처음 토착미생물을 배양하던 배양기의 '시간의 흔적'이 마음에 남는다.

수련회의 시작을 알리는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 (김충기, 조은하, 김재규)
흙살림 농장의 토종벼 특성연구단지를 견학하는 중.
흙살림 공장의 퇴비자동화 시설
숙소로 이동하면서 본 무지개

 

견학을 마치고 숙소로 향하면서 이동하는 길에 무지개를 만났다. 오늘도 좋은일 있을지 모르겠으나 내심 기대하게 된다. 해밀터 펜션은 잔디 운동장과 연못이 있는 황토방 숙소로 잘 꾸며져 있었고, 황토로된 숙소도 꾀 쾌적했다. 짐을 내리고 저녁식사를 위해 근처 식당으로 이동을 했는데 높은 계단이 있어 신경이 쓰였다. 전국협을 만들고 초기 도시농업운동을 이끌어던 안철환 대표도 이제 아픈 곳이 많아졌다. 이제는 건강이 한해 한해 다르다는 걸 느낀다. 건강을 챙기면서 활동하면 좋겠다. 식사를 하며 다들 오랫만에 만나 반주도 하면서 이야기가 이어졌다.

 

활동가들과 이야기하며, 공동체 새로운 결심

저녁식사 후 조금의 휴식시간을 갖고 큰방에 모두 모였다. 교류를 하는 시간. 24명의 활동가들을 4개 모둠으로 나누는 방법이 조금 특별하여 나에게 감동이었다. 검정필름 통을 나누어주고 안보이는 씨앗의 소리를 듣고 들려주면서 같은 씨앗들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내 소리도 들어야하고 다른사람의 소리에도 귀기울여야한다. 우리는 제비콩을 소리로 금방 알아채고 가장먼저 모여 6명이 한모둠이 되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자기 소개를 하고 주제나눔과 감정카드로 참여 소감을 이야기하였다. 2013년부터 도시농부 활동을 하면서 늘 공동체 이야기를 하였으나 그닥 실천된건 없고 "갱상도는 원래 공동체가 안되는 거야" 치부 했었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주변에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서로 모여 같이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왜 공동체를 해보지 못했는지 후외와 반성으로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나는 지난 10년 동안 "같이" 가치를 하지 않고 내 가치만 하였구나. 

 

울산에서 오신 씨부자님(김진회,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이 뒷풀이 시간에 토종참외를 가져오셔서 옛날에 먹었던 참외맛을 볼 수 있었다. 혼자서 1,500평에 토종작물을 재배한다고 하니 재야에 숨은 고수의 도시농부를 만난 것 같아 좋았다. 이렇게 활동가의 이야기도 듣고 하니 너무 좋다. 

씨부자(김진회,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가 가져온 토종참외 들

 

교류시간을 마치고 잠을 자러 가기 전, 밖의 풍경은 달이 밝아 좋았다. 모기며 나방들도 등불에 보이지 않았나 더 좋았다. 왜 나방이 안보이지? 낮에 꺾은 연꽃으로 대구 김정수 회원이 끓여준 백련차를 달을 보며 마셨다. 좋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니 신선이 된 기분이 이럴까? 생각이 들었다. 

 

화양구곡에서 여유로운 휴식 얼마만인지...

몸살림 운동중

 

아침으로 누룽지탕을 먹고, 강북도시농업네트워크 김선희 사무국장님의 도움으로 몸살림체조를 했다. 굳은 내 관절아 깨어나라! 예전부터 생각해 온 것이지만 괭이 체조가 생각난다. 도시농부들이 텃밭 활동을 하기 전에 괭이 자루를 들고 이러저리 몸을 움직여 굳은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고 농작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련회 마지막 일정은 화양구곡. 자유롭게 탐방하거나 계곡물에서 놀거나 했는데 대구 멤버들은 4곡에서 5곡까지 걸었다. 화양계곡은 9개의 계곡으로 올라면서 다양하고 멋지 풍경들이 계속되었다. 이런 휴식은 몇 년전 사유원에서 에코팜잉 샘들과 같이 걸은 이후 처음이다.

 

다양하고 이름 없는 바위의 모양이 꾀나 범상찮다. 길거리 발에 채이는 돌삐도 주인을 잘 만나면 시멘트와 어우러져 건축물도 되고 수석도 되어 관심을 받았을 것이고, 높은 절벽에 한그루 소나무를 품었으면 우러러 볼진데, 저 돌도 누군가 잘 보았다면 화양구곡의 관광 명소가 되었을 것을...  

 

뭔가 글귀가 새겨져 있을 법한 바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담쟁이를 보며 더위를 식히면서 여유를 만끽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대구로 오는 길에 함께 동행했던 김정숙 회원은 울산에서 오신 김진회 씨부자에게서 토종씨앗을 구하기로 했다며 자랑을 한다. 그러면서 잘 다녀왔다고 연신 싱글벙글이시다. 도시농부들의 대부 안철환 선생님도 건강하게 다음에 다시 뵙기를 바라고 행사 준비한다고 애를 많이 쓰신 운영진도 모두 애쓰셨습니다. 다음에도 참신하고 새로운 젊은 활동가를 만나기를 바랍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사진 더보기 (편집자)

 

더 많은 사진들은 

[2024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활동가 수련회] 공유앨범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