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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마을공동체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강북마을텃밭

아메바! 2024. 6. 19. 16:14

공동체를 이어가는데 지원은 못할 망정...

 
지난 동지대회에서 처음으로 인지한 ‘강북마을텃밭’은 운영의 위기를 호소하는 김선희 활동가의 질문으로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사정을 문서로는 이해할 수 없었기에 찾아가서 한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정이 빨리 마련되어 방문을 했다. 여러 과정들을 통해 마을에서 텃밭을 만들어왔던 경험 그리고 지속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들으며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수유동 599번지 강북마을텃밭은 북한산국립공원과 접하는 천혜의 좋은 환경을 배경으로 하면서 자동차끼리 마주치면 곤란한 골목들 사이로 낮은 주택들이 모여있는 마을을 앞에 두고 있다.

강북마을텃밭, 마당과 논 옆의 정원을 시작으로 다락처럼 층층히 약간의 경사를 두고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마을대학으로 시작한 도시농부학교가 마을텃밭으로 

 
강북도시농업체험장은 현재 구가 관리하는 체험장에서 단체가 사업으로 받아서 운영하고 있는 형태이다. 다른 지역과 차이점은 시작할 때 지역주민들의 단체가 함께 만들고 이후에 시와 구에 체험장으로 운영을 요청해서 공공의 체험장이 된 경우라는 것이다. 2014년 강북마을대학 도시농부학교를 텃밭보급소와 연계해서 시작했으니 올해 만 10년이 되었다.
 
한신대학교에서 상자텃밭으로 실습을 하다가 도시농부학교 수료하신 분들과 함께 텃밭을 알아보다가 지금 이자리에서 운영하던 사설주말농장의 일부를 얻어서 강북마을텃밭 준비모임을 만들고 25구좌를 임대받아 공동체중심의 참여자들과 함께 농사를 시작했다. (지금 토종씨앗밭으로 활용하는 그 공간에서 마을텃밭이 시작되었다.) 시민사회단체, 마을공동체, 대안학교, 청소년 등이 참여하는 공동체와 함께 작은 공간에서 재미있게 도시농부학교도 이어가면서 2018년까지 마을텃밭이 운영되었다.
 
이렇게 재미있게 활동하다가 2019년 갑자기 변화가 생겼다. 주말농장을 운영하시던 땅주인이 땅을 매각한 것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토지주택공사(LH)에서 매입한 것을 알게되었고, 농장이 철거되고 폐허처럼 된 이 공간을 강북마을텃밭에서 임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큰 규모의 텃밭이 생겼고, 마을의 공동체들이 모여 텃밭의 여러 시설들을 스스로 갖추어가기 시작했다. 한 평 논도 만들고, 평상도 만들고 생태화장실도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어갔다. 농사를 잘 몰랐어서 당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많은 분들의 조언을 얻었다. 
 

강북마을텃밭 활동가들 (월요일마다 활동가 회의를 통해 함께 논의하고 자율적으로 맡은 분야일들을 해나간다)

 

공공기관과 함께 하면서 생긴 변화와 갈등

재미있게 공동체들과 다양한 시도를 하고있다가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양봉장 벌들의 피해 민원으로 시작해 토지주택공사에서 점검을 오면서, 공동체방식의 운영임에도 분양하는 텃밭으로 오해받아 더 이상 텃밭임대를 못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다시 설명도 하고 쫓아다니면서 이 텃밭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결국 서울시에서 공적인 체험장을 조성하기로 하고 단체가 운영하는 방법으로 2020년 다시 이어갈 수 있었다. 이때 사단법인 강북마을텃밭으로 조직형태를 갖추었다. 
 
김선희 사무국장은 “그 당시 전체적으로 서울시는 도시농업이 정체기여서 텃밭이 사라지기도 하고 도시농업활동이 주춤하던 시기였다. 우리는 그때 새롭게 텃밭을 막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다.”면서 될 수 있으면 마을의 다양한 그룹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강북마을텃밭의 비전을 세우는 워크숍을 하면서 공동체, 공익성, 생태성이라는 방향성을 함께 만들었다. 지역주민 주체, 지역공동체 운영으로 공동체성을 높이고 더 많은 더 다양한(장애인, 돌봄 대상, 요양보호사, 이주여성 등)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 기후위기 시대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사법과 교육으로 고민하면서 생태성을 비전과 방향으로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대안학교에서 워크샵으로 만든 생태뒷간 / 풀 거름 / 평상
정원모임에서 운영하는 정원

공동체마을텃밭이 지속할 수 있도록 고민 중

지금은 사업비가 크지는 않지만 많은 활동가들이 적은 금액으로 활동하고 있다. 단체에서 운영하는 부분과 구에서 직접 관리운영하는 부분도 있다. 논, 정원, 퍼머컬쳐 등 분야별 담당을 맡은 활동가들과 함께 하고 있다. 시농제는 지역주민 300여 명이 참여하고 구청장과 정치인들도 찾아오는 큰 행사이기도 하다. 모내기, 백중행사, 추수, 수확잔치 등 절기별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농부학교라는 이름으로 농사교육을 하고 있고, 활동가를 키우기 위해 텃밭교육 강사양성도 하고 있다. 작년 텃밭보급소와 함께 한 전문가과정이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 텃밭은 크게 3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동체 회원들이 참여하는 ‘모두의 마을텃밭’ 구청에서 시민들에게 분양하는 공간인 ‘누구나 마을텃밭’ 그리고 별도로 독립된 작은 공간인 ‘교육용 씨앗밭’이다. 

 

김선희 활동가(강북마을텃밭 사무국장) 인터뷰

 
텃밭에 공동체로 참여한다는 건 어떤 방식인가?

  • 원래 시작이 마을에서 공동체가 (5~10명) 참여하고 이 공동체들이 단체회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처음부터 강북구도시농업네트워크로 시작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모두 회원이라는 공동체방식의 운영이었다. 단체의 지속 목적이 텃밭으로 연결되는 공동체였다. 구청의 체험원으로 바뀌게 되면서 애매한 상황이 되었다. 구청에서 점점 관여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일반적으로 운영하는(추첨 분양) 방식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 그래서 공동체방식의 운영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 구청과는 계속 협의해 가는 과정 중에 있다.

회원이라고 하면 어떤 회원인가? 회비를 내는지?

  •  우리 단체의 회원구성은 텃밭에 참여하는 공동체들이다. 텃밭에 참여하면서 그부분을 동의하고 함께 한다. 월 1회 공동체월례모임과 회원총회를 통해 단체와 텃밭운영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있다. 회비는 월회비가 아니라 연회비를 낸다.
  • 개인회원은 없고, 공동체회원이 중심이다. 처음에는 별도 실무자가 없었기에 공동체별 1명씩 텃밭지기들이 함께 논의하여 텃밭일을 돌보거나 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누어서 하다 보니 각자의 공동체들이 스스로 관리하고 함께 협의해 가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공동체마다 면적이나 인원수는?

  • 처음에는 10명 회원 이런식으로 정해주었었다. 그러면 공동체가 각 필요한 만큼 각 인원을 채워서 활동하기도 한다. 한살림, 생협, 대안학교, 주민들 성격이 다 다르다. 단체 같은 경우 텃밭을 지원하는 곳도 있고, 그냥 개인들이 뭉친 공동체도 있고 하는데 텃밭행사가 있을 때 각 단체(공동체)마다 1명씩 역할을 낸다거나 하는 문화는 자리를 잡은 것 같다.

구청에서 개인분양을 시작하면서 이질적인 것들이 생겨났을 텐데…

  • 그러니까 그부분이 계속 부딪치고 있다. 구청에서는 그냥 분양하는 게 관리하기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는 분양을 하더라도 텃밭배움터(오리엔테이션)에서 공동체방식으로 월 1회 회의 등 기존의 하던 방식에 대해 설명을 한다. 그런데 기존 단체 공동체회원들과 구청 분양으로 들어온 공동체의 회비 차이도 생기고 해서,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텃밭을 지향하며 활동해 왔던 기존의 체계가 흔들리게 생겼다. 그래서 매년 이 부분에 의미나 필요성을 알리는데 고민이 많다.

텃밭운영 규정의 상세한 내용이 있는지?

  •  처음에 단체가 활동하던 방식을 정관에서 녹여놓았다. 월1회 회의는 텃밭지기들이 참여해서 운영위원회로 했고, 세세한 소통은 단체톡방에서 이야기하면서 정하는 방식인데 이게 문화가 되면서 의례적으로 신규 공동체회원들도 크게 문제제기 없이 수긍하는 것 같다. 

분양료는 어떻게 되는지?

  • 올해 구청에서 분양을 맡으면서 개인텃밭은 1.5만원이고, 공동체당 5만원이 되었다. 원래 강북마을텃밭에서는 공동체 회비로 구획당 15만원이었는데 올해부터 구청이 관여하면서 많은 편차가 생겼다. 결국 기존 공동체회원들도 구청에서 분양하는 것으로 되면서 단체입장에서는 재정이 쉽지 않게 되었다. 고민 많아졌다. 초창기로 돌아가야 되지 않나…

교육활동을 하는 부분은 어떤지?

  • 아직은 텃밭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것이 우선이어서 공간임대, 구청 등과 협의하는 과정과 대응하는 것이 매년 급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사람을 키우는 것을 생각 못했는데 이제 최근 1~2년 사이에 그런 것들을 해가야겠다고 해서 도시농부학교도 텃밭강사과정도 하고 하면서 토대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올해 백서도 만들고 정책포럼도 하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 회원들은 농사짓는 것이 좋은 거지 이런데 많이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어쨌든 이런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 공간을 유지(LH와 임대 지속하는 것)하는 것과 공동체방식의 운영, 단체의 역할과 마을공동체활동이 필요한 이유를 강조하고 알리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발표한 제3차 도시농업육성 5개년 계획에서는 도시농업의 가치확산을 비전으로 공동체 확대를 주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1,000개의 도시농업공동체를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할 텐데, 이미 강북마을텃밭에는 20개의 공동체가 참여 중이다. 하지만 구청에서는 보다 간단한 방식의 개인분양으로 모두 전환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제의 소지가 별로 없고 관리하기 편한 방식이면서 성과(참가자수, 경쟁률)를 쉽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단순분양 텃밭은 ‘도시농업 정책’이라 할 수 없다. 
 
단순 체험을 넘어 시민참여라는 측면에서 텃밭은 공유공간이며, 공공의 이익(공익)을 추구하는 탄소중립, 토종종자 보존, 공동체 형성, 지역사회통합 등 복합적인 기능의 공간으로 작동한다. 기후위기시대 이런 필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주민들 스스로 텃밭을 운영하는 공동체인 강북마을텃밭의 자발적인 활동을 지지응원하고 지원하지 못할 망정 시민참여 공동체방식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도시농업활동이 다소 주춤한 정체기에 다른 민간단체들의 활동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지금 시기에, 마을 공동체텃밭을 만들고 지속하고 성장하려는 강북마을텃밭의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도 마을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텃밭을 고민해봐야 한다. 어렵더라도 그게 답인 것 같다. 
 

 
강북도시농업체험장

  • 모두의 마을텃밭 (수유동 599)
  • 누구나 마을텃밭(수요동 594-1)
  • 교육용 씨앗밭

 
사단법인 강북마을텃밭은 생태적이고 유기 순환하는 도시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통해 도시의 땅과 환경, 지역 주민들의 밥성과 삶을 살리며 자발적으로 참여, 협동, 연대하는 도시농업 기반 지역 공동체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강북구도시농업네트워크 강북마을텃밭 비전
강북마을텃밭은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이 함께 도시농업 공간과 활동을 만들고 꾸려가며, 기후위기 시대에 땅과 씨앗을 지키고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강북의 마을텃밭’을 실현해간다.
비전 핵심 개념:
공동체 : 지역 주민 주체, 지역 공동체 운영, 공동체성
공익성 : 열린 텃밭, 다양한 주체, 더 많은 참여
생태성 :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생태적 도시농업 활동
 
 
강북마을텃밭 주요 사업
 
강북도시농업체험장 운영사업

  • 우리 씨앗, 먹거리, 논, 정원, 흙과 퇴비, 퍼머컬쳐, 문화예술 등 주민 소모임 운영
  • 도시농부학교 기본과정, 심화과정, 텃밭교육 강사양성과정, 어린이 텃밭체험 등 도시농업 교육 운영

도시농업 다원적 가치 실현 사업

  • 먹거리 사업 : 마을장독대, 장 담그기, 콩 키우기, 메주 만들기, 텃밭 작물과 밥상, 텃밭된장, 간장 판매
  • 도시농업시민협의회 참여 통한 도시농업네트워크 교류, 다양한 도시농업 교육과 활동연계

강북구도시농업네트워크 강북마을텃밭 홍보

  • 강북마을텃밭 탐방 체험프로그램 운영 및 참여 확대 통한 마을텃밭
  •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과 전시 연계 통한 지역문화 공간 자리매김

 
강북마을텃밭 네이버밴드 https://band.us/band/55616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