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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작 4

[흙에서 살다5] 흙을 지키는 나무, 나무와 혼작하기

사실 나무에 대해선 저는 아직 초보입니다. 막연히 나무가 좋아 나무를 심기 시작한 지는 20년이 넘긴 했어요. 저희 농장에 심은 나무만 쥐똥나무 같은 관목 포함해 느티나무 잣나무 노나무 무궁화나무 등까지 하면 대략 개수로는 200그루, 종수로는 50종은 심었을 겁니다. 그런데 재배 관점에서 먹거리 나무 곧 유실수와 새순 먹는 특용수를 심은 건 2019년부터이니 잘해야 5~6년 되었지요. 나무는 대표적인 다년생인데다 방치해도 죽지 않으니 게으름을 피우기 딱 좋아 그렇게 세월이 지났어도 공부를 하진 않아 여전히 초보나 다름없는 거지요. 나무 이야기를 쓰기가 영 자신이 없었던 이유입니다. 쓸까말까를 몇 번 망설인 끝에 쓰기로 마음 먹은 것은 어차피 제 글은 전문적인 글이기보다는 체험담에 가까운 얘기라 좀 어설..

컬럼 2025.01.16

[흙에서 살다 4] 윤작 혼작의 확장

월동작물과의 윤작우리의 주식 작물은 대부분 여름을 나죠. 대표적으로 벼와 곡식류가 그렇고 고추와 열매 맺는 과채류가 그렇습니다. 여름 나는 작물이 주연배우라면 겨울을 나는 작물은 조연배우쯤 될 겁니다. 밀, 보리가 그렇고 마늘, 양파가 그렇지요. 그렇지만 조연 없이 주연 있을 수 없듯이 월동 작물 없으면 여름 작물도 없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월동 작물도 예전엔 주연 배우나 다름 없었어요. 대표적으로 보리밥은 쌀밥에 버금가는 주식이었습니다. 마늘도 우리에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양념 작물이죠. 특히 우리는 세계에서 마늘을 제일 많이 먹는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월동작물의 의미는 주식이든 부식이든 그것을 떠나 우리의 토양을 지켜주는 아주 고마운 작물이라는 겁니다. 일단 여름 작물 수확 후 월동 ..

컬럼 2024.12.13

[흙에서 살다 3] 단작과 윤작, 혼작

흙을 죽이는 단작농경의 시작은 아마도 곡식 농사였을 거라 추측합니다. 곡식 농사로 비로서 잉여식량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상추 배추 같은 채소 농사로 농경이 시작되었다고 보기에는 적절치 않잖아요? 과일도 그렇고 가축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가령 채소와 과일은 채집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었을 것이고 고기도 수렵으로 얻을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이런 먹을거리는 잉여식량이 생기기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그럼 왜 곡식농사가 농경의 시작이라는 걸까요? 처음 야생 곡식을 발견한 사람은 저는 남자일 거라 추측합니다. 왜 그럴까요? 곡식류는 벼과식물이 많고 벼과는 자가수분 식물들이어서 군락하는 특성이 있어요. 군락하려면 아무래도 들녘이 유리합니다. 자가수분 식물은 남의 꽃가루가 아닌 자기 꽃가루를 받기..

컬럼 2024.11.11

[흙에서 살다 2] 윤작과 혼작

윤작과 혼작 안철환 (전통농업연구소 대표)  흙에서 살며 흙을 살리고 내가 사는 제일 중요한 방법은 흙에서 먹을거리를 얻는 일이라 봅니다. 그게 흙과 소통하는 일이에요.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 흙과 소통하는 방법으로는 경작과 채집이 있어요, 이 둘 다를 농사라 할 수도 있고 경작만 농사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론적으론 경작만 농사일 수 있지만 우리 전통 문화에선 채집도 농사의 한 부분이었지요.아무튼 이번 글에선 흙에서 살며 흙과 소통하는 것으로 경작과 채집을 얘기하려 하구요, 경작에선 먼저 윤작과 혼작을 살펴봅니다. 얘기에 앞서일제 강점기 때 일본은 우리나라의 미개한 농법을 계몽한다는 미명으로 권업모범장이라는 기관을 만들어 자기들 농학자들을 파견했습니다. 권업모범장은 지금의 농촌진흥청 전신입니다. 그래서 ..

컬럼 2024.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