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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흙에서 살다 6] 경운 이야기, 흙은 왜 딱딱해질까?

아메바! 2025. 2. 18. 21:11

흙의 구조와 경운

경운은 왜 할까요? 맞습니다. 땅이 딱딱해지기 때문이에요. 그럼 왜 땅은 딱딱해질까요? 땅 속 틈새가 메워졌기 때문이지요. 틈새엔 공기가 있고 수분이 있어요. 그 틈새 벽면에 유기물이 코팅되어 있답니다. 그 틈새로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틈새의 공기로 호흡을 하고 수분과 유기물을 먹으며 자라는 거거든요. 틈새가 메워지니 흙이 다져져 딱딱해지는건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되면 딱딱해진 것조차 풀어져 사막이 되는겁니다.


원래 부드러워 식물이 살 수 있는 살아있는 흙엔 흙알갱이가 반, 틈새가 반 조금 못되고 유기물층이 5프로 쯤 된답니다. 이 유기물층이 살아있는 흙의 핵심이에요. 여기엔 미생물들이 우주의 별들만큼 많은데 인간이 밝혀낸 게 겨우 5프로도 안된다네요. 살아있는 흙의 주인공이죠. 얘들이 흙을 지켜주고 부드럽게 해주어 식물이 살고 무수한 생명들 또한 그 덕에 사는거에요.


결국 이 유기물 층이 없어져 흙이 딱딱해지는 건데요, 그럼 유기물은 왜 사라질까요? 답은 간단해요. 바로 물이 말라버리면 그래요. 물이 마르면 틈새가 쪼그라들어 흙속 공기도 사라지는 거고 유기물도 타버리고 말죠. 미생물도 생명인지라 숨쉬고 물도 먹어야 하거든요.


그럼 물은 왜 마를까요? 당연히 비가 오지 않으면 그리 되겠지요. 그게 요즘 말하는 기후위기의 끝판이자 바로 대기근이에요. 땅속 물이 마르면 틈새에 빨아올리는 압력이 생겨 땅 깊은 속 암반 층의 염류가 따라올라와 땅 표면에 염류를 뿌려놉니다. 염류는 일종의 소금이에요. 마르는 물 따라 올라오는 걸 모세관현상이라 하구요. 염류는 암반, 바위 속 광물질의 미네랄 같은 것으로 무기물이라고도 하고 무기염류라고도 합니다. 바닷물이 짠 게 바로 이 염류 때문이에요.


그래서 거꾸로 땅에 소금을 뿌리면 흙이 딱딱해져요. 소금이 물을 흡수하기도 하고 소금 속 나트륨이 뭉글뭉글한 떼알의 흙을 홑알로 흩어버려 결국 틈새를 없애버리거든요.


흙을 말리는 현대농업

기후위기에 대비해 물을 흙 속에 잘 저장하는 농법을 실천했으면 합니다. 지금의 농사는 물 낭비도 심할뿐더러 흙 속의 수분마저 말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원경제지를 쓴 서유구 선생은 밭도랑을 잘 정비해 밭마다 수분이 잘 유지되도록 하는 일이 치수의 근본이라 했어요. 밭의 흙과 물이 잘 섞이면 구름과 안개가 일어나 비를 내리게 하니 가뭄을 예방할 수 있다 했지요. 그래서 강물이 대동맥이라면 밭도랑은 모세혈관인 셈이죠. (작년 7월 8일자 연재글 '흙에서 나다2, 들녁엔 갑이 살지만 숲엔 정령이 산다' 참조)


근데 지금의 현대농업은 어떻게 흙 속 물을 말리는 걸까요? 그것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경운이 첫째고 화학비료의 사용이 둘째고 단작이 세번째입니다. 마치 밀가루 흙처럼 만드는 기계경운이 흙을 말립니다. 과도한 경운이 많은 공기를 투입시켜 흙속 유기물을 날리고 물마저 말려버리는 거에요. 땅을 말리는 화학비료의 핵심은 요소비료라고 해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단작은 밭도랑을 바둑판처럼 만들어 배수 기능만 강화하기 때문에 밭에 수분을 저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요.


무경운과 멀칭

그래서 대안으로 무경운과 퇴비의 사용, 윤작 혼작의 실천을 제안한 것입니다. 그 중 사실 무경운이란 말은 좀 과도한 면이 있어요. 예컨대 풀을 메고 씨를 심기 위한 호미질도 일종의 경운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과도한 기계경운을 반대하고 전통식 경운을 복원하자고 합니다. 쟁기질과 괭이질, 호미질은 흙을 밀가루로 만들지 못하거든요. 그걸 감안해 기계도 적절히 사용하면 흙을 파괴하지 않을 수 있어요.


무경운 농법에서 중요한 것은 피복(멀칭mulching)입니다. 흙을 보호해 말리지도 말고 유실, 침식도 막자는 겁니다. 그럼 흙을 말리고 흙의 유실, 침식은 왜 일어날까요? 폭염과 폭우, 추위와 가뭄이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그걸 막기 위해 피복이 필요한건데요, 피복 중 비닐 멀칭도 폭우, 유실, 침식 피해는 막을 수 있지만 부작용으로 지열 상승과 흙속 통풍을 막는 부작용이 있어요. 쓰레기 발생도 큰 문제지요. 


그래서 생태멀칭을 말하는데요, 저는 그 방법으로 풀멀칭 외 세 가지를 제시했었습니다.(작년 12월 13일자 연재글 '흙에서 살다4, 윤작 혼작의 확장' 참조) 흙으로 흙을 덮는 흙멀칭, 논에 물을 담아 흙을 보호하는 물멀칭, 작물을 심어 흙을 보호하는 작물 멀칭이 그것이죠.


그런데 흙을 사시사철 덮어둘 필요는 없습니다. 흙이 마르고 침식, 유실될 때 위주로 해주면 충분합니다. 한여름 폭우 폭염외, 한겨울 춥고 건조할 때입니다. 봄과 가을엔 땅에 따뜻한 비와 바람과 햇빛이 잘 닿게 하는 게 좋습니다.


두번 째 퇴비의 사용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다룰 예정이고요, 윤작 혼작은 지난 글들에서 많이 다뤘으니 참고 바랍니다.
이번 글은 토양에 대한 이론적인 얘기를 하다보니 좀 지루했네요. 양해바랍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무경운과 퇴비의 사용, 윤작 혼작의 실천을 제안한 것입니다. 그 중 사실 무경운이란 말은 좀 과도한 면이 있어요. 예컨대 풀을 메고 씨를 심기 위한 호미질도 일종의 경운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과도한 기계경운을 반대하고 전통식 경운을 복원하자고 합니다. 쟁기질과 괭이질, 호미질은 흙을 밀가루로 만들지 못하거든요. 그걸 감안해 기계도 적절히 사용하면 흙을 파괴하지 않을 수 있어요. 사실 옛날처럼 소 쟁기질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제게 농사 스승님이신 우리 동네 어르신은 일반 관행농업을 하셨는데 그렇지만 매우 지혜로운 분이셨어요. 기계로 땅을 갈 때는 저속으로 하면서 깊지않게 거칠게 갈아야 한다고 하셨죠. 밀가루처럼 곱게 갈면 땅이 다 망가진다 했어요.


무경운 농법은 생태농업 쪽에서만 주목 받는 게 아니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비행기와 대형트렉터로 농사짓는 데에서 시도되고 있다는 건데요, 왜일까요? 땅이 너무 넓어 집채 만한 대형 트렉터로도 땅을 제대로 갈기 힘들다는 거죠. 퇴비 주기도 힘들어 화학비료나 주는데 지력 고갈 문제가 점점 커져 지력을 소모시키는 기계 경운이 이래저래 부담되기 때문이랍니다.
한번은 농업 강국 중 하나인 포루투갈 농촌엘 갔다가 트렉터로 땅 가는 장면을 봤는데 작물 심을 자리만 지그재그로 갈더라구요. 땅의 반만 가는 것 같았지요.


그리고 엄청 넓은 땅에 퇴비는  줄 수 없고 비행기로 뿌려주는  화학비료는 편하지만  지력 고갈은 피할 수 없어, 지력 보충 방안으로 지렁이 알을 비행기로 뿌려주는 방안을 연구하는 경우도 있다대요. 


무경운 농법에서 중요한 것은 피복(멀칭mulching)입니다. 흙을 보호해 말리지도 말고 유실, 침식도 막자는 겁니다. 그럼 흙을 말리고 흙의 유실, 침식은 왜 일어날까요? 폭염과 폭우, 추위와 가뭄이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그걸 막기 위해 피복이 필요한건데요, 피복 중 비닐 멀칭도 폭우, 유실, 침식 피해는 막을 수 있지만 부작용으로 지열 상승과 흙속 통풍을 막는 부작용이 있어요. 쓰레기 발생도 큰 문제지요. 그래도 큰 면적에서 상업농사를 위해 단작을 할 경우는 비닐멀칭이 부득이 할 수 있습니다. 무대포로 생태농업 한다고 비닐멀칭을 거부하다간 낭패를 당할 수 있어요. 상업적인 단작에도 비닐멀칭을 대체할 방법에 대해선 꾸준히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개인이 해결하기는 힘들거구요. 사회적으로 함께 연대해 방법을 찾아야 겠습니다.  


요즘엔 썩는 비닐이 나오기는 하지만 비용도 비싸기도 하거니와 그걸 생산하려면 또 에너지를 써야 하니 탄소중립 시대에 적절할 지는 좀 의문이 들어요.


제가 한동안 즐겨 쓰던 멀칭 재료에는 신문지가 있었습니다. 신문지를 세겹으로 해서 밀가루로 풀을 쑤어 두루마리로 이어붙이면 멀칭비닐 못지 않아요. 관리기에도 걸어봤는데 두둑을 만들면서 두둑을 피복하는 데 손색이 없지요. 풀 쑤어 두루마리 만드는 데도 의외로 시간이 안 걸립디다. 그렇게 피복한 후 비를 맞으면 더 바짝 말라 흙에 착 달라붙어 멀칭 효과가 대단합니다. 창호지 붙일 때 물 뿌리면 햇빛에 바짝 마르는 효과와 비슷해요.  장마 지나면 작물은 이제 다 자라 풀에 치이지 않을 때쯤 신문지는 거의 다 삭아 흙에 잘 섞여 들어가죠. 거둘 필요가 없어요. 누구는 인쇄잉크에 독이 있을텐데 걱정하지만 독이란 게 적으면 별 문제 없다지 않습니까.

아무튼 생태멀칭의 방법으로 저는 앞에서 풀멀칭 외 세 가지를 제시했었습니다.(작년 12월 13일자 연재글 '흙에서 살다4, 윤작 혼작의 확장' 참조) 흙으로 흙을 덮는 흙멀칭, 논에 물을 담아 흙을 보호하는 물멀칭, 작물을 심어 흙을 보호하는 작물 멀칭이 그것이죠.

흙을 사시사철 덮어둘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어도 풀멀칭의 경우 사시사철 흙을 덮어둘만큼 풀이 많이 나오기 힘들어요. 아무리 덮어주어도 한 여름 지나면 말라버리기 일쑤죠. 그러니까 흙이 마르고 침식, 유실될 때, 곧 한여름 폭우 폭염과 한겨울 춥고 건조할 때 위주로 해 주면 충분합니다. 풀이 모자랄 때이기도 한 봄과 가을엔 땅에 따뜻한 비와 바람과 햇빛이 잘 닿도록 덮어주지 않는 게 좋습니다. 흙 속엔 햇빛 좋아하는 광합성균 같은 미생물도 많고, 적당한 지온과 공기를 좋아하는 방선균 같은 미생물도 많거든요.

두번 째 퇴비의 사용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다룰 예정이고요, 윤작 혼작은 지난 글들에서 많이 다뤘으니 참고 바랍니다.
이번 글은 토양에 대한 이론적인 얘기를 하다보니 좀 지루했네요. 양해바랍니다.